지리산 실상사 도법스님의 백대서원이 만들어진 이야기
1. 깨어남과 길 위의 결심
지리산 깊은 숲 속, 전북 남원에 자리한 사찰 실상사(實相寺). 이곳에서 수행과 사유를 이어가던 도법 스님(약력)은 오랫동안 생명과 평화에 대한 근본적 물음을 품고 계셨어요. 스님은 “우주는 그물코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인드라망(indra-net) 세계관을 바탕으로, 경쟁과 소유 중심의 문명이 빚어내는 고통을 보았습니다. (불광미디어)
사진: 지리산 실상사 보시
지리산 실상사의 주지로 계시던 2004년 어느 날 주지 소임을 내려 놓으시고 탁발 순례의 길에 올랐습니다. 그 시작은 지리산 노고단. 햇살 부드럽게 내려앉는 산길을 걸으며, 만나는 사람들과 삶을 나누는 순례였습니다. (불광미디어)
순례를 하는 동안 스님은 깨달음을 글과 말로 정리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물이 생명평화경이 되었습니다. 인류와 모든 존재가 “공존하고 상생하는 공동체”로 살아가기를 바라는 스님의 세계관이 담긴 경전입니다. (영남일보)
2. 백 대(百大)의 서원, 백 번의 절
“생명평화”의 세계관을 깨우친 도법 스님은 이를 일상의 수행으로 연결하기 위해 고민하셨습니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삶 속에서 ‘생명평화’를 실천할 수 있을까? 그 답이 “100개의 서원(願)”이었습니다.
- 보현행원(행복을 위한 보살의 서원)을 일상 속 행위로 구체화하기
- 단순하고 소박한 삶, 서로 어울리는 삶을 실천할 수 있게 방향을 제시
- “100”이라는 수는 완전함을 상징하며, 결함 없이 깎아낸 다짐을 의미
이렇게 스님은 생명평화 백대서원(百大誓願)을 만들고, 이를 매일의 절 수행에 녹여냈습니다. (실상사)
절 명상의 형식도 중요했습니다. 단순히 절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백 가지 서원을 하나하나 읊조리며 마음에 새긴 뒤 절을 올리는 방식입니다. 이 수행은 “생활의 수행화, 수행의 생활화”를 목표로 합니다. (실상사)
사진: 지리산 실상사 효산스님
3. 목소리로 전하는 수행, 기록으로 남는 서원
이 백대서원 수행은 곧 음원으로도 만들어졌습니다. 배경 음악 위에 도법 스님의 목소리로 서원문이 낭독되는 백대서원 절명상 CD가 제작되었습니다. (영남일보) 이 음원을 들으며 사람들은 하루를 시작하거나, 내면의 정적을 찾아 절을 올리는 시간을 가집니다. 실상사 수행마당에서도 매주 월요일 ‘생명평화 백대서원 절명상’ 시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음원에 맞춰 30분 동안 집중해서 100번의 절을 올리는 방식입니다. (실상사)
스님의 목소리로 된 발원문, 그리고 절을 올리며 읊는 서원문의 내용은 “문자반야(글로 표현된 지혜)”로 평가되기도 합니다. (실상사)
4. 수행을 넘은 삶의 철학, 공동체로의 확장
백대서원 수행은 단순한 개인 명상이 아닙니다. 이것은 생명평화 사상을 일상의 행동으로 바꾸는 실천론이며, 공동체와 연계된 삶의 철학이기도 합니다.
- 인드라망 세계관에 기반해 우주 전체를 하나의 공동체로 보는 시각
- 나뿐만 아니라 타자, 자연, 모든 존재의 고통과 평화를 함께 감당하는 삶
- “너 나 할 것 없이 누구나 지금 여기에서 보살(자비의 실천자)의 삶을 살 수 있다”는 믿음 (실상사)
이런 철학은 도법 스님의 책 그물코 인생 그물코 사랑 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백대서원의 전문 문구는 이 책에 실려 있으며, 책에는 탁발 순례의 기록과 사람들과의 대화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진: 지리산 실상사 효산스님
5. 수행의 현장과 울림
탁발 순례, 템플스테이, 대화의 자리를 거치며 백대서원은 많은 이들에게 영감과 위로를 주는 수행 방식이 되었습니다.
예컨대, 한 언론 인터뷰에서 도법 스님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생명평화 백대서원 절명상은 불교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누구든 지금 이 자리에서 수행할 수 있는, 평화롭고 단순한 삶으로의 초대다.” (불광미디어)
“또한 순례 중 만난 이들은 절을 올리며 마음이 가라앉고, 자신과 세상을 향한 새로운 결심이 생겼다고 이야기합니다.” (오마이뉴스)
요약하며
- 생명평화 백대서원은 도법 스님의 인드라망 세계관에 뿌리를 둔 수행 방식이자 삶의 철학이다.
- 100개의 서원을 읊조리며 100번 절하는 절명상은 “생활의 수행화”를 목표로 한다.
- 음원, 책, 공동체 수행 자리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하나의 실천 방식으로 전파되었다.
- 고통받는 존재 모든 것을 포함하는 보살의 삶, 단순하고 소박한 삶, 서로 공감하는 삶에 대한 초대이다.
참고자료 및 출처
- 지리산 마을절 실상사
- 불광미디어